유우시랑 한바탕 하고 결국 난장판이 된 가운데 가만히 서 있던 리쿠
그 뒷모습을 대영이 주저앉아 멍하니 보다가
-리쿠...?
-잊어.
-...
-다 잊어버려. 넌 오늘 들은거 없어. 그냥, 너 먼저 쓰러졌고, 난 너 없이 유우시랑 싸운거고, 놓쳤어.
-리쿠 형.
-그것 말고는 아무 일도 없었어...
마지막 목소리가 잘게 떨리더니 힘없이 사그라짐. 숨을 몰아쉬듯 오르락내리락 하던 어깨에 힘이 쭉 빠지는게 눈이 보인 대영은 도저히 그대로 앉아있을 수 없었어.
비척비척 일어나 그 등을 잡아 돌리니 힘없이 팔랑 돌아가.
Mar 26, 2025 05:55-형.
처음 보는 얼굴. 영화의 산파장면에 슬퍼 흘리는게 아닌, 그 어떤 두려움에 떠는, 자신은 감히 모를 상실에 흐르는 눈물.
-방금 도대체 뭐 한거야?
-...
-방금, 방금...
무얼 포기한거야, 리쿠?
리쿠는 대영의 눈을 마주하지 못하고 시선을 떨궈. 잠시 눈물만 방울방울 흘리던 리쿠는 이내 대영의 어깨에 이마를 툭 기대.
-미안.
리쿠의 행동에 놀라 굳었던 대영의 기억은 그걸로 끝. 사과와, 명치께의 짧고 굵직한 통증. 그리고 암전.
그와중에도 그게 무서웠다지. 눈물을 흘리던 이 얼굴이 영영 사라질까봐.